약속이 있어서 이대역으로 나간 날,
개찰구를 나오는데
이어폰을 끼고 있었는데도 무슨 소리가 크게 들렸다.
무슨 소리인가 해서 가봤더니
어떤 아가씨가 기타를 치며 보이시한 음성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.
암튼 그 아티스트는 사진에서처럼
기타케이스를 열어두고 그 곁에 앉아서
아주 매력적인 음색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.
나도 잠시 이어폰을 빼두고 근처 벤치에 앉아 노래를 들었다.
아쉽게 노래는 곧 끝이 났고,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화답했다.
기타케이스에 돈을 넣고 싶었는데, 왠지 조금 창피해서 눈치보며 쭈뼛거리다가
어떤 사람이 돈을 넣고 가길래 나도 용기를 내서-_- 돈을 넣었다 ㅋㅋㅋㅋ
그렇게 그 분은 공연을 끝마쳤고,
벤치에 앉아있는 동안 난 많은 생각을 했다.
그 가수가 부럽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.
자세한 거야 알 수 없는 거지만, 다른 직업이 없이 그렇게 음악만 하는 거라면 수입은 별로 없을 거다.
그럼에도 불구하고, 그 가수는 매우 당당했고, 자신의 음악에 자신감이 있었으며,
매우 행복해 보였다.
바로 저거다...싶었다.
사람은 저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.
돈이 되든 안되든, 힘이 들든 안 들든,
하면서 저렇게 행복한 기분으로 살 수 있다면, 저게 답인거다 싶었던 거다.
그런데 나는?
아직 그런 일을 못 찾았다..
계속 공부해야지 생각은 하지만...언제까지나 공부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,
휴학하고 일하던 시절,
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이게 내 천직인가보다 했지만 6개월만에 그 생각이 바뀌었고,
지금 전공도 맘에 썩 안 드는 건 아니지만 평생 직업으로 삼자니 왠지 눈앞이 캄캄하고,
진짜,
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!!! 라고 나한테 묻고 싶었다.ㅋㅋㅋㅋㅋ
그리고 무엇보다도, 사실은,
정말 좋아하는 걸 찾았다고 치더라도
그걸 위해 무언가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그 과정이 조금은 두렵다. ㅜㅜ
이대역의 그 가수처럼,
주위 이목 신경쓰지 않고,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당당히, 즐겁게 할 수 있는 날이,
나에게도 언젠가는 오리라고 생각한다.
그 때, 두려워하지 말고, 당당히 맞서자.
그리고 꼭,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을 찾자 +ㅁ+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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